성명/논평

[성명]지방정부는 하위직공무원에게 재난재해의 책임을 들씌우는 구시대적 작태를 중단하라!


[성명서]

 

"헌신하면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것인가?"
지방정부는 하위직공무원에게 재난재해의 책임을 들씌우는

구시대적 작태를 중단하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 이하 공무원노조)은 재난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하위직 공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와 유관기관의 무책임한 태도와 구시대적 작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재난재해 없는 안전한 사회는 선진적인 행정시스템이 토대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21세기 들어서도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폭설, 태풍 매미, 대구 지하철 방화에 이어, 2014년에는 경주 마우나 리조트 체육관 붕괴,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으로 커다란 문제를 야기한 재난과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렇듯 크나큰 희생을 치르면서 한국 사회가 깨달은 것은 재난 방지는 탁상행정 논의와 꼬리자르기식 처벌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안전불감증에 대한 근본적 의식개선과 재난 대응방안의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개발과 실천이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기보다, 담당 실무자인 하위직 공무원에게 오히려 책임을 전가하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기록적인 비가 내렸던 지난해 7월에 부산시 초량 지하차도에서 빗물에 고립된 시민 3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애초에 사고가 난 곳은 집중호우 때마다 반복적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다. 그때마다 일선의 하위직 공무원들은 근본적인 사고 예방 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부산시와 구청은 예산과 인력을 지원해 달라는 현장 공무원의 요구를 묵살하거나 책임을 회피했다. 결국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어 참사가 발생하자 경찰과 지방정부는 꼬리자르기로 실무자인 일선 공무원에게 모든 책임을 지도록 했다. 올해 2월 8일, 7개월이 지난 시점에 권한도 없는 일선 실무직 6급 공무원에게 전례 없는 구속 수사를 밀어붙인 것이다.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춘천 의암호 참사 사건도 마찬가지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떠내려가는 인공수초섬을 고정하라’는 작업 지시 주체가 명확하게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공무원 6명을 무더기로 검찰에 송치했다. 관리부실, 안전조치 미흡이라는 혐의를 들었지만 그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히 밝히지도 않고 공무원과 업체 둘 다 책임이라는 무책임한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재난담당 실무자가 결재라인, 연관업무 자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피의자가 된다면 어떤 공무원이 재난 업무에 종사하려 하겠는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하위직 공무원을 제물로 삼아 윗선의 책임을 면피하고, 졸속수사로 서둘러 봉합하기에 급급한 행태부터 근절해야 한다.

 

재난재해에 대한 예방과 시설점검이 가능하도록 방재안전직렬 등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인사이동이 없는 전문재난관리팀장을 양성해야 한다. 공무원노조는 정부와 지자체가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재난재해 예방대책을 세울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특히 지난해 부산시 초량 지하차도 사고는 우선적으로 시장과 구청장 등 최종책임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공무원노조는 하위직공무원에만 책임을 지우고 짜맞추기, 꼬리자르기식으로 미봉책을 양산하는 정부와 관계 당국의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21년 2월 19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